이미지출처 : 다온타임즈 / 다문화가정영농조합 건물(정선군 화암면 몰운리 소재 )
이미지출처 : 다온타임즈 / 다문화가정영농조합 건물(정선군 화암면 몰운리 소재 )

과연 돈도 없고 특별한 능력도 없지만,  일가족이 시골에 내려가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까?
만일 노후를 공기맑고 물맑은 시골로 내려가서 살고 싶다면,  농사짓는 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은 있을까?   귀농하여 성공적으로 정착한 모델은 없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정선다문화가정영농조합법인의  전승일 회장을 만나보기 바란다.  전회장은 역발상으로 시골에서 자리잡은 인물이다. 


다문화가정과의 인연 ~ 국제결혼의 문제를 해결하다

전승일 회장이 정선다문화가정영농조합법인 (이하 정선다문화)을 설립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강원도 정선 토박이인 전회장은, 한동안 서울에서 유통사업을 크게 하다가 IMF때 사업을 정리하게 되었다.  

이미지출처 : 다온타임즈  / 전승일 회장
이미지출처 : 다온타임즈 / 전승일 회장

그때 전승일 회장(이하 전회장)은 서울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고향인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갈 결심을 했다. 그리고 이때 다른 사람들과 젼혀다른 생각으로 결심한 것이 두가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농사는 짓지 않는다.  둘째는 돈을 투자하는 일을 안한다.  

'농사를 지으러 내려가는' 귀농이 아니라, 고향으로 돌아가서 살겠다는 '귀촌'을 하는 것이고,   돈을 투자하지 않고 대신에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기금'을 받는 일만 한다는 것이었다.  마땅히 투자할 자금도 없었지만, 처음부터 '내 돈을 투자해서 리스크를 만드는 일'을 안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전회장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했기 때문에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전회장의 친 형님이 정선군에 근무하고 있던터라,  지역 소식을 잘 알 수 있었다.  지역의 관심사를 조사해보니, 당시 정선군에서는 인구증가에 관심을 많이 쏟고 있었다.  예를 들어,  군민 중에서 세 번째 자녀를 출산하면, 출산장려금으로 3000만원(?)을 준다는 포상을 걸었지만, 아무도 타가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정선군에서는 공장을 유치하려고 공단도 조성하고,  정선군으로 귀농귀촌하면 여러가지 지원책을 제시하먼셔, 인구증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잠시 농촌의 실상을 생각해보자. 10여년 전부터 중앙정부나 각 시골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귀농귀촌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분위기였다. 

점점 사람들이 줄어들어 이제 시골에는 농사지을 사람들이 절대 부족하다.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고, 시골에는 노인들만 남아서 장래가 걱정되는 것이다. 아무리  출산을 장려한다고 해도 적령기 젊은 부부가 없으니 될 일도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시골지역에서는 결혼 못한 적령기 총각 그리고 노총각들이 넘쳐나지만 여성들은 거의 없다.  현재 우리나라 농촌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지경이다.  

전 회장이 정선군의 상황을 조사해보니,  역시 심각한 성비 불균형이 드러났다.  결론 적령기를 지난 노총각이지만 어느정도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만 추려도 수백명이 나 되었고,  비슷한 적령기의 여성들은 몇 퍼센트 되지 않았다.  비록 여성들이 있더라도 상황이 서로 맞지 않았다.  노총각들은 무지한 농사꾼인데,  여성들은 학교 선생이나 공무원 혹은 직장인들이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 다온타임즈
이미지출처: 다온타임즈

 

정선군의 인구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국제결혼을 통해서 이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이었다.  참고로 전회장의 지인이 수년간 국제결혼 컨설팅을 하고 있어서,  이에 관해서는 남들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국제결혼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 문제를 해결한다면 여기에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잠시 국제결혼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국제결혼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주로 시골의 노총각과  농남아  젊은 여성들의 국제 결혼이이었다.  그런데 이 국제결혼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메인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국제결혼 브로커들이다. 국제결혼 사기가 아주 심했다.  

이런 국제결혼의 목적은 분명했다.  남자는 대를 이을 아이를 낳고 살림을 살 사람이 필요한 것이고,  여자는 고향의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돈을 벌고 싶은 것이다.

농촌의 국제결혼은 대개는 젊은 20대 동남아 여성과  40~50대 시골 남성이 만나는 결혼이었는데, 몇가지 문제가 생겼다. 주로 시골의 무지한 남성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인격모독 행위를 하는 경우,  그리고 처음 약속한 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반대로 여성 중에는 위장 결혼으로  한국에 들어 온 경우와 잠시 살다가 더 나은 일자리 를 찾아 도시로 도망가 버리는 경우가 생겼다. 

전회장은 이런 문제만 해결하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먼저 여성 입장에서 처음부터 고향에 매달 일정한 돈을 송금할 수 있게 되면,  정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자의 경우, 결혼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걸 해결해주면, 부담없이 결혼할 것이다.  

이런 발상으로 국제결혼 자금을 지원하고,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기  위한 <다문화가정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중요한 역발상이었다.  즉 남자 입장에서는 영농조합이 결혼자금을 대주고,  여자 입장에서는 집에 돈을 보낼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다.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리고 처음 목표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여러 다문화가정이 실제로 정착하게 했고,  정선군의 인구증가에 기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다른 기사에서 다루기로 한다.)


귀농귀촌 체험학교 ~ 발효 프로그램으로 수익창출을 하다

 

전회장은 다문화가정영농조합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설립하도록 지원하면서 여러 해 동안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을 잘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월호 침몰로 유명한 유**이란 인물이  영농조합과 관련되었다는 언론 보도 이후로,  영농조합 설립이 까다로워졌다.  그래서 지금은 영농조합 법인 대신에 협동조합법인으로 전환하여 <귀농 가정>을 컨설팅하고 있다. 

 어느정도 다문화가정 구축이 되고 나서,  전회장은 지속적인 소득창출을 위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미지춡처: 다온타임즈
이미지춡처: 다온타임즈

전회장은 고향인 몰운리에 1만 여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1만 개의 작품을 만들어,  일명 '항아리 랜드'라는  '전국적인 관광명소'를 만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지출처: 다온타임즈  /  항아리를 계속 늘려서,  항아리 랜드를 만든다.
이미지출처: 다온타임즈  /  항아리를 계속 늘려서,  항아리 랜드를 만든다.

이를 위하여 항아리 공장을 만들고,  항아리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 항아리에는 발효식품을 담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역발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

발효식품은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또 전통 발효식품을 만드는 사람은 전국에 널려있다.  발효식품을 연구하고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수천명이 넘는다. 그래서 이런 발효식품을 만들어 팔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미 실패한 것이다. 

전회장은 발상을 달리 했다.  발효식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발효식품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고,  사람들이 자기들의 간장,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그고 이곳에 보관하면 관리해주는 서비스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 전략은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도 매달 일정한 수입이 나올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시골로 이주한 한 가정이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하는 것이다.  

시골에 정착한 가족 단위로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몇년간 준비하면, 충분한 생활 터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획기적인 부동산 프로젝트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다른 기사에서 다룬다. 

방과 후 체험 프로그램

이미지출처 : 정선다문화  
이미지출처 : 정선다문화  

 

협동조합의 수익을 증대하기 위하여,  전통발효식품 교육을 방과 후 체험학습으로 발전시켰다.  

전회장은 전통발효식품 12개 품목을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교육부로부터 인 허가를 받았다.  전국 중학교 3213개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직접 된장을 만들어보고, 고추장을 만들어보는 체험 학습은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다.

 

이미지출처 :정선다문화  / 전통발효식품 체험 학습
이미지출처 :정선다문화  / 전통발효식품 체험 학습

 

각 지역의 협동조합에서 이 전통발효식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면 어느정도 소득이 생길 수 있도록 사업화한 것이다. 

정선다문화 조합에서는 효원상조와 제휴하여 임종체험장을 만들었는데, 임종체험을 직접 해본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누구든지 죽음의 순간이 되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될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유서를 써 놓고 관에 들어가 보는 임종체험의 시간에 참가자들은 앞으로의 삶을 더 값지게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전회장은 지난 수년간 이와같이 비영농으로 농촌에서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여,  각 지역의 협동조합에 제공하고 있다. 

전회장은 시골로 이주한 귀촌가정이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선다문화 조합이 모태가 되어서, 전국적으로 이렇게 귀촌하여 자리잡는 가정이 하나 둘씩 늘어난다면, 이는 우리가 꿈꾸는 사회적경제의 귀감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 정선다문화  /  페이스북 전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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